홍콩 재벌 리카싱 가문의 CK허치슨홀딩스, 파나마운하 운영권 매각에 시진핑 주석 격노
최근 홍콩의 유명 재벌인 리카싱 가문이 소유한 CK허치슨홀딩스가 파나마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 정부와 여론이 크게 들끓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거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인 전체를 배신한 행위”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파나마운하, 왜 중요한가?
파나마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경제적·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글로벌 무역에서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운하를 통해 이동하며, 이는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CK허치슨홀딩스는 1990년대부터 파나마운하 양 끝에 위치한 두 개의 항구를 운영해왔는데, 이번에 이 운영권을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미국의 눈독, 트럼프의 야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파나마운하 운영권을 미국이 다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무력 사용까지 배제하지 않으며 파나마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CK허치슨의 매각 결정이 발표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우리 정부는 파나마운하를 되찾을 것이며, 이는 이미 시작됐다”고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파나마운하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확보하려는 야심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중국의 분노, 시진핑 주석의 강경 대응
이번 거래에 대해 중국 정부, 특히 시진핑 주석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CK허치슨홀딩스가 베이징의 사전 승인 없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고 합니다. 시 주석은 상무부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등에 이 거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번 거래가 미국과의 지정학적 경쟁에서 중요한 카드를 잃은 것과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파나마운하 운영권은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었는데, 이를 미국에 넘겨준 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은 CK허치슨홀딩스의 거래 과정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으며,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보안법이나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여론의 격앙된 반응
중국 내부에서는 이번 거래에 대해 격앙된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홍콩 매체 ‘다궁바오’는 “CK허치슨홀딩스가 전체 중국인을 배신하고 팔아넘긴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전 홍콩 행정장관인 렁춘잉은 “조국이 없는 사업가는 결국 부모가 없는 고아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며 CK허치슨홀딩스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거래 무산 가능성은?
하지만 중국이 이번 거래를 완전히 무산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CK허치슨홀딩스의 매출 중 중국과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2%에 불과해, 중국 정부가 이 회사에 강한 압력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WSJ는 중국이 이번 거래를 무산시키려는 노력이 미국과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정학적 긴장의 새로운 쟁점
이번 CK허치슨홀딩스의 파나마운하 운영권 매각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경쟁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번 사건을 통해 미국과의 경쟁에서 중요한 카드를 잃었으며, 이는 향후 양국 간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와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맞부딪히면서, 파나마운하를 둘러싼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입니다.